추석이 다가오면 가장 부담스러운 게 상차림입니다. 전을 몇 접시나 부쳐야 하는지, 과일은 어느 쪽에 놓아야 하는지. 그런데 성균관이 이미 2022년에 “그렇게까지 안 해도 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문제는 그 사실이 잘 안 알려졌다는 점입니다. 검색해보면 여전히 20가지 넘는 음식을 늘어놓은 상차림 그림이 상위에 뜹니다. 이 글에서는 2026년 추석 연휴 일정부터 성균관 차례상 표준안의 정확한 내용, 그리고 차례와 제사가 어떻게 다른지까지 근거를 밝혀 정리했습니다.
3줄 요약
① 2026년 추석은 9월 25일 금요일, 연휴는 9/24~26입니다. 대체공휴일은 없습니다.
② 성균관 표준안은 송편·나물·구이·김치·과일·술 6종류(과일 4가지 포함 시 9품)입니다.
③ 전은 안 부쳐도 되고, 홍동백서는 예법 문헌에 없는 말입니다.
2026년 추석은 9월 25일, 연휴는 사흘입니다
| 구분 | 날짜 |
|---|---|
| 추석 전날 | 9월 24일 (목) |
| 추석 당일 | 9월 25일 (금) |
| 추석 다음날 | 9월 26일 (토) |
| 대체공휴일 | 없음 |
일요일(9/27)까지 이어지니 실질적으로는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나흘을 쉬는 셈입니다.

“토요일과 겹쳤는데 왜 대체공휴일이 없나요?”
여기서 헷갈리는 분이 많습니다. 어린이날이나 광복절은 토요일과 겹쳐도 대체공휴일이 생기는데, 추석은 왜 안 생길까요?
설날과 추석만 규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제3조는 대체공휴일 대상을 정하면서, 설날·추석 연휴는 ‘일요일’과 겹치는 경우에만 대체공휴일을 부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삼일절·광복절·개천절·한글날·어린이날은 토요일과 겹쳐도 적용되지만, 설과 추석은 일요일만 해당됩니다. 참고로 신정(1월 1일)은 아예 대체공휴일 대상이 아닙니다.
2026년 추석 연휴는 9/24(목)·9/25(금)·9/26(토)로, 일요일이 포함되지 않습니다. 9월 27일이 일요일이지만 이는 연휴 다음 날이라 해당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체공휴일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 2026년은 공휴일 제도가 두 번 바뀐 해입니다
추석 연휴를 따질 때 헷갈리기 쉬운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2026년에 공휴일 관련 법이 두 차례 개정됐기 때문입니다.
| 바뀐 내용 | 근거 | 시행일 |
|---|---|---|
| 노동절(5월 1일) 공휴일 신설 「공휴일에 관한 법률」 제2조제5호 |
법률 제21543호 (2026. 4. 9. 개정) |
2026. 5. 1. |
| 제헌절(7월 17일) 공휴일 부활 2008년 제외 이후 18년 만 |
법률 제21338호 (2026. 2. 10. 개정) |
2026. 5. 11. |
제헌절이 공휴일로 돌아온 근거는 이렇습니다. 「공휴일에 관한 법률」 제2조제1호가 국경일을 공휴일로 정하고 있고, 「국경일에 관한 법률」 제2조는 국경일을 3·1절·제헌절·광복절·개천절·한글날 다섯 가지로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개정들은 추석 연휴와는 무관합니다. 설날·추석을 일요일 기준으로 따지는 규칙(제3조제1항제2호)은 그대로이고, 2026년 추석 연휴에는 일요일이 들어 있지 않습니다. 공휴일이 늘어난 해라고 해서 추석 연휴가 길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성균관이 발표한 차례상 표준안
성균관 의례정립위원회(성균관 + 성균관유도회총본부)는 2022년 9월 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차례상 표준안을 발표했습니다. 위원장은 최영갑 성균관유도회총본부 회장이었습니다. 즉흥적으로 낸 안이 아니라 국민 1,000명과 유림 7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을 거쳐 마련한 것입니다.
기본은 여섯 가지입니다
| 구분 | 음식 |
|---|---|
| 기본 (6종류) | 송편 · 나물 · 구이(적) · 김치 · 과일 · 술 |
| 더 올리고 싶다면 | 육류, 생선, 떡 |
언론 보도에서 “6가지”와 “9가지”가 섞여 나오는데 둘 다 맞습니다. 품목 종류로는 여섯 가지이고, 과일을 네 가지로 놓으면 총 아홉 품이 됩니다.
성균관이 근거로 든 원칙은 『예기(禮記)』 「악기」의 “대례필간(大禮必簡) — 큰 예법은 간략해야 한다”입니다. 발표문의 취지는 이렇습니다.
조상을 기리는 마음은 음식의 가짓수에 있지 않습니다.

⭐ 전은 부치지 않아도 됩니다
표준안에서 가장 화제가 된 대목입니다. 성균관은 “기름에 튀기거나 지진 음식은 차례상에 꼭 올리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서 많은 글이 근거 문헌을 잘못 적습니다. 성균관이 인용한 것은 사계(沙溪) 김장생의 『사계전서』 제41권 「의례문해(疑禮問解)」입니다. 원문의 취지는 이렇습니다.
밀과(蜜果)와 유병(油餠) 등 기름진 음식을 써서 제사 지내는 것은 예가 아니다.
즉 전을 빼는 것은 요즘 와서 편하자고 만든 규칙이 아니라, 조선시대 예학자가 이미 “예가 아니다”라고 적어둔 내용입니다. 당시에는 기름이 귀해서 기름을 많이 쓰는 조리를 사치로 여겼다는 배경도 있습니다.
성균관은 2023년 설 차례상 표준안을 내면서도 “전을 부치느라 고생하는 일은 이제 그만두셔도 된다”고 다시 확인했습니다.
⭐ 홍동백서·조율이시는 예법 문헌에 없습니다
상차림에서 가장 스트레스를 주는 게 배치 순서입니다. 붉은 과일은 동쪽, 흰 과일은 서쪽(홍동백서). 대추·밤·배·감 순서(조율이시). 그런데 성균관의 입장은 이렇습니다.
예법을 다룬 문헌에 ‘홍동백서’나 ‘조율이시’라는 표현은 없으니 편하게 놓으면 된다.
조선시대 예서에도 진설도는 있습니다. 다만 어떤 과일을 어느 순서로 놓으라고 지정한 문헌은 없습니다. 권위 있는 예서인 『사례편람』도 그냥 “과(果, 과일)”라고만 적었을 뿐 종류나 순서를 지정하지 않았습니다. 『주자가례』 역시 제철·지역 산물을 쓰라고 했을 뿐입니다. 즉 근거가 없는 것은 과일 종류와 순서를 정해놓은 규칙이지 진설법 전반이 아닙니다.
같은 맥락에서 어동육서, 동두서미도 문헌 근거가 확인되지 않는 표현으로 지목됐습니다. 홍동백서는 근대 이후 민간에서 음양오행과 결합해 생겨난 것으로 보는 견해가 있습니다.
다만 표현을 정확히 해야 합니다. 성균관이 홍동백서를 “금지”한 것이 아닙니다.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강제할 근거가 문헌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지금까지 해온 방식대로 하고 싶다면 그것도 괜찮습니다.

그래서 배치는 어떻게 하나요
성균관은 9가지 음식을 놓은 진설도를 실제로 공개했습니다. 2023년 설 표준안 때도 간소화 진설도를 함께 내놓았습니다. 그러니 “성균관 표준 진설도”라며 도는 이미지 중에는 공식 배포물도 있습니다.
다만 그 진설도는 “이렇게 놓아야 한다”는 규칙이 아니라 간소화 예시에 가깝습니다. 성균관 스스로 홍동백서·조율이시에 대해 “문헌에 없으니 편하게 놓으면 된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진설도는 있지만 강제 규정은 아니다, 이렇게 이해하시면 정확합니다. 상차림을 어떻게 할지는 가족이 합의해 정하면 된다는 것이 표준안의 취지입니다.
애초에 배치는 지역과 가문마다 달랐습니다. 이를 가가례(家家禮)라고 부릅니다. “우리 집은 원래 이렇게 했다”가 틀린 게 아니라는 뜻입니다.
차례와 제사는 다릅니다
많이 혼동하는 부분입니다. 차례상과 제사상은 같은 상이 아닙니다.
| 구분 | 차례 (茶禮) | 기제사 (忌祭祀) |
|---|---|---|
| 언제 | 명절날 아침 | 돌아가신 날 밤 |
| 누구를 | 4대 조상을 함께 | 해당 조상 한 분 |
| 절차 | 무축단헌 — 축문 없이 술 한 잔 | 축문 읽고 술 세 번 |
| 주식 | 계절 특식 (추석=송편, 설=떡국) | 메(밥)와 갱(국) |
| 규모 | 간소 | 정식 |
※ 위 표는 전통 기준입니다. 성균관이 2022년 표준안을 내며 실시한 설문에서는 2대(조부모)까지 모신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습니다.
차례는 원래 약식 의례입니다. 축문을 읽지 않고 술도 한 번만 올리는 무축단헌(無祝單獻)이 원칙입니다. ‘무축단잔’이라고도 합니다.
송편은 원래부터 차례 음식이었습니다
여기에 흥미로운 사실이 있습니다. 추석 차례상에 밥 대신 송편을 올리는 것은 간소화 때문이 아닙니다.
차례는 원래 메(밥)와 갱(국) 대신 계절 특식을 올리는 의례였습니다. 그래서 설에는 떡국, 추석에는 송편입니다. 국립민속박물관 한국민속대백과사전 「가을(秋)」 항목에서도 추석 무렵의 세시풍속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성균관 표준안이 추석 기본 음식 첫 번째로 송편을 꼽은 것도 새 규칙을 만든 게 아니라 원래의 차례 전통을 그대로 확인한 것입니다.
지방 쓰는 법 — 사진도 되고 한글도 됩니다
성균관은 지방에 대해서도 두 가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 지방 대신 고인의 사진을 두고 지내도 됩니다. (2022년 차례상 표준안)
- 한자 대신 한글로 써도 무방합니다. (2023년 전통제례 현대화 권고안)
한자로 쓰신다면 아버지는 顯考學生府君神位(현고학생부군신위), 어머니는 顯妣孺人○○○氏神位(현비유인○○○씨신위)입니다. ○○○ 자리에는 본관과 성씨를 씁니다. 조부모·형·아내 등 관계별 표기와 규격(폭 6cm × 길이 22cm)은 지방 쓰는 법 총정리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벌초와 성묘는 언제 하나
공식 규정은 없고 관행입니다. 통상 처서(8월 23일경)부터 백로(9월 7일경) 사이에 벌초를 합니다. 처서가 지나면 풀이 성장을 멈춰서 이때 깎아두면 추석까지 깨끗하게 유지되기 때문입니다.
2026년 추석이 9월 25일이니 8월 하순부터 9월 초순이 적기가 되겠습니다.
차례와 성묘 중 무엇을 먼저 할지도 성균관은 정해두지 않았습니다. 역시 가족이 의논해서 정하면 된다는 입장입니다.
⚠️ 벌초 안전이 매년 문제가 됩니다. 예초기 사고, 벌 쏘임, 진드기 감염이 대표적입니다. 긴팔·긴바지와 보호장구를 갖추고, 향이 강한 화장품은 피하시기 바랍니다. 진드기 매개 감염병 예방수칙은 질병관리청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벌집을 건드렸다면 몸을 낮춰 20m 이상 벗어나는 것이 우선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그럼 전을 아예 안 올려도 되나요?
성균관 입장은 “꼭 올리지 않아도 된다”입니다. 올리고 싶으면 올려도 됩니다.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안 해도 예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Q. 우리 집은 20가지 넘게 차렸는데 잘못한 건가요?
아닙니다. 진설법은 애초에 가문마다 달랐고(가가례), 성균관도 강제하지 않습니다. 다만 부담 때문에 갈등이 생긴다면 줄일 근거가 충분히 있다는 것이 표준안의 취지입니다.
Q. 2026년 추석 고속도로 통행료는 면제되나요?
예년 관행상 명절 연휴 기간에는 면제되어 왔습니다. 다만 2026년 추석분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통행료 면제는 매년 명절 직전 국무회의 의결로 확정되므로, 9월경 국토교통부 발표를 확인하셔야 합니다.
Q. 차례를 안 지내면 안 되나요?
차례는 법적 의무가 아닙니다. 성균관도 형식보다 마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가족이 합의해 지내지 않기로 하는 것도 선택입니다.
정리하면
2026년 추석은 9월 25일 금요일이고, 대체공휴일 없이 사흘 연휴입니다.
상차림에 대해서는 이렇게 기억하시면 충분합니다. 기본 여섯 가지, 전은 선택, 배치는 자유. 그리고 이건 누가 대충 만든 이야기가 아니라 성균관이 문헌 근거를 들어 밝힌 내용입니다. 명절 때마다 상차림으로 실랑이가 있는 집이라면, 이 근거를 놓고 한 번 이야기해보셔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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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2026년 7월 기준 성균관 의례정립위원회 차례상 표준안(2022),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공휴일에 관한 법률」,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한국민속대백과사전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상차림과 절차는 지역·가문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 어느 한쪽이 옳고 그른 문제가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