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은 그대로인데 집값은 오릅니다. 물가도 오릅니다.
내가 게을러서가 아닙니다. 돈의 총량이 계속 늘고 있어서입니다.
그리고 그 돈을 만드는 곳은 조폐공사가 아닙니다. 은행입니다.
내 통장의 숫자는 현금이 아닙니다
은행 앱을 열면 잔액이 찍혀 있습니다. 그 숫자만큼의 현금이 은행 금고에 있을까요.
없습니다. 그 숫자는 은행이 나에게 진 빚입니다. 금고 속 현금이 아니라 장부상의 약속입니다.
모두가 같은 날 찾으러 가면 은행은 내줄 수 없습니다. 애초에 그만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은행은 얼마를 남겨둘까 — 지급준비율
은행이 예금 중 일정 비율을 한국은행에 맡겨두는 제도가 지급준비제도입니다.
비율은 예금 종류마다 다릅니다.
| 예금 종류 | 지급준비율 |
|---|---|
| 기타예금 (요구불·수시입출식 등) | 7.0% |
| 정기예금·정기적금·상호부금·주택부금·CD | 2.0% |
| 장기주택마련저축·재형저축 | 0% |
뒤집어 읽으면 이렇습니다. 정기예금 100만원 중 은행이 남겨두는 건 2만원입니다.
나머지 98만원은 대출로 나갑니다.
여기서 돈이 불어납니다
대출받은 사람이 그 돈을 쓰면, 받은 쪽이 다시 은행에 넣습니다.
은행은 또 일부만 남기고 빌려줍니다. 이 과정이 반복됩니다.
처음 100만원이 장부상 수백만원이 됩니다. 대출이 예금을 만들고, 예금이 다시 대출을 만듭니다.
이것을 신용창조라고 부릅니다. 돈은 찍어내지 않아도 늘어납니다.
M1과 M2 — 돈을 세는 두 가지 자
그래서 통화량은 하나로 셀 수 없습니다. 한국은행은 범위를 나눠 잽니다.
- M1(협의통화) — 현금 + 요구불예금 + 수시입출식 예금. 바로 쓸 수 있는 돈입니다.
- M2(광의통화) — M1에 2년 미만 정기예적금과 기타 상품을 더한 것. 조금만 손해 보면 곧 현금이 되는 돈까지 포함합니다.
내 앱에 보이는 입출금 잔액은 M1이고, 예적금까지 합치면 M2에 들어갑니다.
실제 규모는 이렇습니다
| 구분 | 2026년 5월 (평잔) | 1년 전 대비 |
|---|---|---|
| M1 협의통화 | 1,398.2조원 | +10.0% |
| M2 광의통화 | 4,184.4조원 | +5.8% |
M2는 한 달 사이에만 32조원 늘었습니다.
이 돈이 전부 인쇄기에서 나온 게 아닙니다. 대부분은 대출 장부에서 생겼습니다.
그래서 왜 내가 가난해지나
물건과 집의 수는 그대로인데 돈만 늘면, 같은 물건에 붙는 숫자가 커집니다.
돈의 값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물건값이 오른 게 아니라 돈이 싸진 쪽에 가깝습니다.
이때 누가 유리하고 누가 불리한지가 갈립니다.
- 집·주식 같은 실물·자산을 가진 쪽은 보유한 것의 가격표가 함께 올라갑니다.
- 현금과 월급으로 사는 쪽은 숫자가 그대로라 살 수 있는 양이 줄어듭니다.
월급이 동결된 해에 체감이 나빠지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실제로 깎이지 않았는데 가난해집니다.
⚠️ 다만 집값이 통화량만으로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공급 물량, 금리, 인구, 지역 여건이 함께 작용합니다.
통화량은 바닥을 밀어 올리는 힘이지 특정 지역 집값을 예측하는 지표가 아닙니다. 이 글은 그 구조를 설명할 뿐, 어떤 자산을 사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숫자는 직접 볼 수 있습니다
통화량은 한국은행이 매달 공개합니다. 남의 요약을 거치지 않고 원본을 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정부가 돈을 찍어서 푸는 건가요?
그 부분도 있지만 비중은 작습니다. 통화량 대부분은 은행 대출로 생깁니다. 그래서 대출이 늘면 돈이 늘고, 대출이 줄면 돈도 줄어듭니다.
Q. 은행이 마음대로 돈을 만들 수 있나요?
아닙니다. 지급준비율, 자기자본 규제, 대출 총량 규제가 걸려 있습니다. 다만 한도 안에서는 예금을 받아 빌려주는 과정 자체가 돈을 늘립니다.
Q. 그럼 예금은 손해인가요?
이자가 물가상승률보다 낮으면 구매력 기준으로는 줄어듭니다. 다만 예금은 원금이 보장되는 자리이고, 자산은 손실 위험이 있습니다. 성격이 다른 선택입니다.
Q. M2가 늘면 물가는 바로 오르나요?
시차가 있고 항상 비례하지도 않습니다. 돈이 소비로 가는지 자산으로 가는지에 따라 어디의 가격이 오르는지가 달라집니다.
정리하면
- 통장의 숫자는 현금이 아니라 은행이 진 빚입니다.
- 은행은 예금의 2~7%만 남기고 빌려주며, 그 과정에서 돈이 불어납니다.
- 2026년 5월 M2는 4,184조원, 1년 새 5.8% 늘었습니다.
- 돈이 늘면 값이 떨어지고, 그 손해는 현금과 월급 쪽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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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한국은행 「통화 및 유동성」(2026년 5월)과 「금융기관 지급준비규정」을 근거로 2026년 7월 기준으로 정리한 일반 정보입니다. 특정 자산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으며, 투자 판단과 그 결과는 본인에게 귀속됩니다.
